미래를 위한 한 걸음/내가 사랑했던 모든 알바들에게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알바들에게 : (1) 편의점편-2(야구장 편의점)

부산숭숭이 2025. 2. 11. 14:33

 

이번엔 야구장 편의점이다!

때는 2023년 한여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한 가지의 미션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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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알바해야지. 역시나 단기로 일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이번엔 알바를 늦게 찾아보기 시작해서 일할 수 있는 곳이 더 한정적이었다. 결국, 또 세븐일레븐으로 돌아왔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야구장 안에 있는 편의점이라는 거?

야구장 안에는 여러 개의 편의점이 있다. 나는 그곳 중에서 본점에서 일했다.

 

본점과 야구장 안 편의점의 차이
(1) 주 이용객

 

오직 야구장을 이용하는 관람객만 이용할 수 있는 야구장 안 편의점과 달리 본점은 야구장에 들어가기 전 기다리는 관람객과 야구장 관계자들이 주로 이용을 한다.

왜 그런지는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간단한 그림을 보고 참고하면 좋겠다.

 

때문에 나는 선수들도 꽤 봤었다. 선수들도 편의점을 이용했기 때문에 ㅋㅋㅋ (의도치 않게 일부 선수들의 취향도 알게 됨.)

쓰다 보니 한 가지 썰이 떠올랐다. 편의점에 유명한 선수가 왔었는데 나는 그 사람이 야구선수라는 걸 한 번에 알았다. 나도 키가 큰 편인데 그분은 엄청 키가 컸다. 내가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키가 엄청 크셔서 "아 이런 사람이 야구선수를 하는구나"를 엄청 느꼈다.

그 선수가 결제를 하고 나서 밖으로 나갈 때 편의점에 있던 모든 손님이 그 선수를 따라나갔는데 그 모습이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 같았다. (아르바이트생의 입장에선 좀 좋았다ㅎㅎ 손님들이 한 번에 나가서 좀 쉴 수 있었기에)

 

본점과 야구장 안 편의점의 차이2
(2) 계산방식

 

본점에서 일할 때는 몰랐는데 야구장 안 편의점(2호점 제외)은 손님들이 구매하는 방식이 달랐다.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알바생한테 말하면 알바생이 물건을 집어서 손님에게 주고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푸드트럭 같은 형태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이 방식은 알바생에게 엄청 힘들다. 야구장 손님은 몇 백명 단위가 아니다. 천 단위다. 여러 개의 편의점으로 분산되어 간다고 해도 알바생 한 명이 몇 백명의 손님의 주문을 감당하기엔 정말 무리였다.

내가 일했던 당시 부산에서 올스타전이 열렸는데 점장님이 일해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분점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까지 야구에 대한 흥미가 크지 않았기에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오는 줄 몰랐기 때문에 그 부탁을 받았을지도... 

점장님이 제일 손님이 안 오는 곳으로 배치를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날에는 줄까지 서서 손님들이 물건을 구매하셨다.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도 없는 곳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일을 했다. 역시 결과는 시제 빵꾸엔딩

 

일반 편의점과 야구장 편의점의 차이점
(1) 바쁠 땐 엄청 한가할 땐 너무 한가함

 

이건 야구장 특성 때문이다. 본점은 야구 경기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열어야 했기에 계속 출근을 했었다.

그렇다 보니 야구경기가 있을 때에는 나 혼자 300~500명의 손님을 받는 게 기본이지만, 야구 경기가 없을 때 한 명도 안 왔던 적도 있었다.(물론 그때 비가 좀 많이 오긴 했음)

한가할 때에는 너무 바쁠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을 했었다. 재고조사나 유통기한 조사 등을 했다.

 

내가 만든 유통기한 임박 상품 달력 (섹션별로 색을 다르게 해서 찾아보기 쉽게 만들었다)

 

여름에는 특히 유통기한 관리가 중요했었다. 근데 가끔씩 진열대에 유통기한 지난 제품들이 보여서 제대로 만들 필요를 느꼈었다.

유통기한 임박 상품 달력을 만들어 관리를 했더니 효율적으로 관리가 되었다.

 

일반 편의점과 야구장 편의점의 차이점
(2) 파는 물건 수가 한정적임

 

다른 야구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있었던 편의점은 파는 제품이 일반 편의점에 비해 적었다. 아무래도 재고 관리를 더 용이하게 만들기 위함인 것 같다. 매장을 가득 채운 제품도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대부분 빈다. 그럼 또 채워줘야지...!

+혹시나 야구장 편의점을 이용해야 한다면 꼭 필요한 제품만 사세요, 가격도 좀 더 비싸요.

 

-그 외 일하면서 썰들

1) 위에 언급했던 올스타전 날은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알바하면서 제일 뿌듯했던 날이었다. 중요한 날이어서 그런지 세븐일레븐 높은 직급의 관리자 분이 오셨는데 열심히 한다고 칭찬해 주셨다.(나중에 선풍기도 가져다주셨다) 또 담당 점포에 오셨던 손님이 남편분 또 데리고 오셔서 "아까 말한 그 친구가 저 친구다. 엄청 예쁘지?"라고 말씀해 주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땀에 다 젖어 거지꼴이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알바들은 관계자 통로를 사용할 수 있고, 퇴근할 때도 선수들이 이용하는 문을 통해 퇴근을 한다. 그래서 퇴근을 하면 내 앞에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이 한가득 서 있다. 나를 기다리는 건 아니었지만 아르바이트하면서 가끔 연예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ㅋㅋㅋ

 

3) 나도 몰랐는데 예전에 일했던 세븐일레븐 직영점 점장님이 나에 대한 평가를 좋게 해 주신 것 같다. 이번 점장님께서 면접 보기 전에 전화가 오셨는데 예전에 세븐일레븐 직영점에서 일했다고 말을 하니 타다닥 검색하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알바생에 대한 평가를 보는 것이었다. 며칠 뒤에 면접 보러 갔을 때에는 거의 나는 뽑힌 분위기였다. 아마 저 평가가 컸던 것 같다. 우리는 알바를 그만두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번에 느꼈다. 모든 일은 연속되어 이어진다고 그러니 알바할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점장님들의 마지막 카톡ㅜ

 

야구장 편의점 알바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꼭 권해볼 만한 알바인 것 같다. 선수들도 운이 좋으면 꽤 볼 수 있고, 야구장의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이 힘든 만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엄청 더웠던 여름이지만 관람객의 열기가 더 뜨거웠던 야구장 편의점 알바 이야기 끝!

인수인계 글 지금 보니깐 엄청 썼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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